혹독했던 코로나 시련…식지 않은 한인 온정 '2021 애틀랜타 한인사회 10대 뉴스'
스파 총격으로 증오범죄 본격 대응 문화활동 재개, 이웃사랑 실천 꾸준 한인회 행사 파행, 한인교회 갈등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접종으로 일상 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일었던 것도 잠시, 델타·오미크론 등 변이 바이러스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일상 회복을 가로막으면서 다양한 이야깃거리를 남겼다. 그 안에서 한인들은 저마다 자기 자리에서 묵묵히 일하며 이웃 사랑을 실천했다. 또 올 한해 애틀랜타 한인들은 소수계로서 증오범죄와 맞서는 동시에 고국인 한국과 거주국인 미국의 유권자로서 주목 받았다. 2021년 애틀랜타 한인사회 10대 뉴스를 꼽아보며 한 해를 정리해본다. 1. 애틀랜타 스파 총격사건 ▶지난 3월 16일 애틀랜타 시와 체로키 카운티 액워스 시 등에 있는 마사지 업소 3곳에서 연쇄 총격 사건이 발생, 한인 4명을 포함해 8명이 숨졌다. 용의자인 로버트 애런롱(21)은 사건 발생 3시간 30분 만에 애틀랜타 남쪽 150마일 거리에서 체포됐다. 용의자 롱은 범행 동기로 성 중독을 주장했고, 7월 27일 체로키 카운티 수피리어 법원으로부터 4회 연속 가석방 없는 종신형을 선고받아 현재 복역 중이다. 한인 4명이 희생된 사건을 맡은 풀턴 카운티 패니 윌리스 검사장(DA)은 증오범죄를 추가 적용하고 사형을 구형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풀턴 카운티 수피리어 법원의 재판은 진행 중이다. 2. 아시아계 증오범죄 대응 움직임 ▶애틀랜타 스파 총격 사건으로 애틀랜타 한인사회를 비롯해 미 전역과 한국 사회는 충격에 빠졌다. 사건 발생 직후 아시아계 미국인을 차별하지 말자는 해시태그(#StopAsianHate, #StopAAPIHate 등)가 인종을 불문하고 활발하게 쓰였으며 애틀랜타 한인사회는 피해 유족을 돕기 위한 모금 활동 및 지원에 나섰다. 3월 26일 애틀랜타 아시안 증오범죄 범한인 비상대책위원회(위원장 김백규)가 주축이 되어 개최한 '애틀랜타 총격 희생자 추모 촛불집회', 같은 날 한미연합회(KAC) 애틀랜타지부가 주최한 '애틀랜타 총격 사건 피해자를 위한 전 세계 촛불 추모식'에는 수백 명의 시민이 참석했다. 애슨스시 초입 앱스 브리지 파크웨이에는 한인 여성 박설희, 이수정, 이재경, 최수영 씨가 모금해 세운 차별 금지 대형 옥외 광고판이 올라왔다. 3. 한인회 주최 축제 파행 ▶9월 24~26일 애틀랜타 한인회관에서 열린 2021 코리안 페스티벌 후폭풍이 새해를 앞둔 현재까지 지속되고 있다. 치밀하지 못한 기획과 텅 빈 부스, 미숙한 진행, 저조한 참여율로 실망감을 안기고 당시 한국에서 방문한 패션쇼 팀이 10월 7일 애틀랜타 한인회(회장 김윤철)의 계약 불이행에 대한 소송을 강구하겠다고 밝혔으며 행사에 소요된 각종 비용 수만 달러가 최근까지 미지급 상태인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일고 있다. 이로 인해 일부 한인들 사이에서는 김윤철 회장 탄핵에 대한 움직임마저 일어났다. 4. 한인회장 진통 끝 선출 ▶ 9~10월 진행한 제35대 애틀랜타 한인회장 선거에서 이홍기 현 애틀랜타조지아한인상공회의소 회장이 무투표 당선으로 선출됐다. 하지만 등록 기간을 두 차례 연장하고, 공탁금을 인하하며 무후보 사태를 겪는 등 진통도 있었다. 이홍기 신임 회장은 당선 확정 당시 "한인 동포들을 위한 대표 도움 창구로 나서기까지 많은 고민과 과정이 있었으나 새 한인회의 모습으로 변화하는 데 동참해야 한다는 사명감을 갖고 나서게 됐다"면서 "이 당선증은 한인회가 당면한 모든 장벽을 솔선수범해 무너뜨리라는 한인 여러분의 뜻으로 주신 거라 생각하고, 한인사회를 섬기겠다"고 말했다. 5. 한인교회 분규 ▶애틀랜타 한인 사회의 대표적인 개신교회 중 한 곳인 아틀란타한인교회가 전직 부목사의 고발로 내홍을 겪으며 상처를 남겼다. 김세환 목사는 지난 3월 교회 재정관리 실태를 문제 삼는 고발장이 UMC에 접수되면서 조사를 받았고 7개월 만에 소속 교단인 연합감리교회(UMC) 북조지아연회로부터 혐의 기각 결정을 받았지만 UMC의 처분이 부당하다며 불복했고 UMC 교단을 탈퇴, 아틀란타소명교회를 개척했다. 소명교회 관계자에 따르면 첫 예배에 400여 명이 참석했으며 이들은 대부분 김 목사가 한인교회에 부임한 초창기부터 함께 예배를 드린 한인교회 교인들이다. 6. 한인은행들 애틀랜타 진출 러시 ▶애틀랜타 한인타운의 중심지인 둘루스가 다른 주에 기반을 둔 한인 은행들이 조지아에 진출하는 교두보로 떠올랐다. LA의 뱅크오브호프, 뉴저지주 포트리의 뉴밀레니엄은행이둘루스에서 풀 서비스를 제공하는 지점을 잇따라 오픈했다. 이들 은행은 둘루스에서 한국, 중국, 베트남 등 아시아계 인구가 꾸준히 늘고 있고, 한국 기업의 조지아주 진출로 인해 지역 한인 경제가 성장하는 직·간접 효과를 예상, 신규 영업망의 전초기지로 낙점했다고 전했다. 조지아에는 앞서 문을 연 메트로시티은행, 제일IC은행, 프라미스원뱅크 등이 자산, 대출, 예금 등 금융 서비스 전 부문에서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7. 오른 집값에 한인들 희비 교차 ▶ 메트로 애틀랜타 지역 주택 가격이 급등하면서 바이어 사이의 오퍼 경쟁이 과열 양상으로 치달은 가운데 한인 밀집 지역도 예외가 아닌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주거 환경과 학군, 위치 등이 우수한 한인 선호 지역은 매물 한 건에 여러 건의 오퍼가 몰리는 복수 오퍼가 일상이 됐다. 또 묻지마 매입 분위기에 편승, 주택 감정 및 인스펙션 등을 생략했다가 후회하는 바이어도 눈에 띄게 많아졌다. 전문가들은 오버 프라이스 (Over Price)에 대한 셀러와 바이어의 주의를 당부했다. 한편 주택가격 급등과 함께 렌트비도 가파르게 올라 세입자들의 부담도 더 늘어났다. 이에 따라 오랫 동안내집마련 준비를 해왔음에도 미처 주택 구입 기회를 잡지 못한 일부 한인들을 더 우울하게 만들었다. 8.한인 문화예술 행사 기지개 ▶바쁜 이민 생활 중에도 문화예술 활동을 통해 풍요로움을 더하는 한인들이 많아졌다. 6월 창단한 숨 솔로이스트 앙상블(Soom Soloist Ensemble)은 독창적이고 다양한 콘셉트의 음악회를 열었다. 특히 '클래식 음악으로 함께 즐거워하자'는 콘셉트의 공연들은 한인들의 큰 호응을 얻었다. 애틀랜타문학회(회장 조동안)는 8월 제6회 애틀랜타 신인 문학상을 통해 참신한 신인 작가를 발굴하고 역량 있는 작가들의 창작 활동을 지원했다. 애틀랜타 연합장로교회(담임 손정훈 목사) 시니어 행복대학은 제1회 글여울 신인 문학상 공모전을 개최, 시니어들이 작가의 꿈을 이루는 기회의 장을 마련했다. 단체가 아닌 개개인의 모임도 이어졌다. 80세 전후의 전문인들이 모인 북클럽 ‘문향’은 석 달에 한 번 다양한 분야의 영문 책이나 한글책을 읽으며 토론 시간을 가졌다. 유명 갤러리 P.파인아트갤러리(박화랑)는 한국 작가들의 작품을 전시하며 고품격 문화생활에 목말라 한 한인들의 갈증을 채웠다. 9. 코로나 시대 쏟아진 온정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애틀랜타 한인들은 이웃을 생각하며 따뜻한 손길을 내밀었다. 애틀랜타 중앙일보는 조지아 등 남동부 지역 25명의 한인 학생들에게 1인당 2000달러씩 '킴보장학금'을 전달했다. 애틀랜타한인회, 노인회, 민주평통 애틀랜타협의회, 버밍햄한인회, 한미장학재단을 비롯해 동남부한인외식업협회, 조지아애틀랜타뷰티협회, 조지아한인부동산협회, 뷰티마스터파운데이션(BM재단) 등 여러 협회나 단체들도 장학금을 전달하거나 손 소독제, 마스크, 음식 등의 나눔을 아끼지 않았다. 그밖에 미션아가페 등 노숙자 구호 단체들 활동도 활발했다. 10. 한미 양국 정상 둘루스 방문 ▶올해는 한국과 미국 대통령이 각각 한인타운을 방문했다. 조 바이든 대통령은 3월 19일 애틀랜타를 방문해 스파 총격 사건으로 충격에 휩싸여 있던 아시아계 커뮤니티 지도자들을 만나 정부의 지지를 밝혔다. 당초 방문 목적은 1조9000억 달러 규모의 경기부양책 홍보였으나 지난해 대선에서 바이든 대통령이 당선되기까지 아시아계 유권자들이 상당한 역할을 한 가운데 한인 등 아시아계가 운영하는 스파를 겨냥한 연쇄 총격 사건이 발생한 점을 고려해 아시아계 커뮤니티와의 만남을 추진했다. 이어 문재인 대통령이 5월 22일 커머스시에 있는 SK배터리아메리카(SKBA) 공장 시찰 차 애틀랜타를 방문, 한인들과 만났다. 현직 본국 대통령의 애틀랜타 방문은 처음이다. 〈기타〉 위에 10대 뉴스로 선정된 10가지 외에도 ▶SK와 LG 배터리 전쟁 종료(2월) ▶주류사회 선거, 한인 유권자에게도 '러브콜' (연중) ▶한인사회 다시 골프 '붐' (연중) ▶한인업소 구인난 심화(연중) ▶다양해진 한인 1인 미디어(연중) 등도 후보에는 올랐지만 순위에는 들지 못했다. 배은나 기자코로나 온정 애틀랜타 한인사회 애틀랜타 한인들 애틀랜타 총격